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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커피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맥심? 스타벅스? 이디야? 저는 요즘은 메가커피가 떠오르네요. 최근 매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도 했고, 제가 거기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들어온 카페는 어디일까요? 아래 설명을 통해 한번 알아봅시다.
한국 커피의 시작
우리나라에 처음 커피가 들어온 시기는 1890년 전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의 전파 경로에 대한 의견은 다양합니다. 1888년 인천에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의 다방에서 커피가 시작되었습니다는 추정이 있으며 1895년 발간된 유길준의 '서유견문』에는 커피가 1890년 경 중국을 통하여 도입되었습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1892년 구미제국들과 수호조약이 체결되면서 외국의 사신들이 궁중에 드나들며 궁중과 친밀했던 알렌이나 왕비 전속 여의였던 '호튼' 등이 궁중에 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식 문헌상의 최초 기록으로는 1895년 을미사변으로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 피신해 있을 때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커피를 권했다고 전해져 옵니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즐기게 된 고종 황제는 환궁 후에도 덕수궁에 '정관 헌'이라는 로마네스크식 회랑건축물을 지어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 무렵 러시아 공사 베베르의 추천으로 고종의 커피 시중을 들던 독일계 러시아 여인 손탁(Antoinette Sonntag)은 옛 이화여고 본관이 들어서있던 서울 중구 정동 29번지의 왕실 소유 땅 184평을 하사 받아 이곳에 2층 양옥을 짓고 손탁호텔이라 명명하였습니다. 이 손탁호텔에 커피하우스(다방)가 있었는데 이것이 한국 최초의 커피하우스라 할 수 있습니다. 고종이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자 커피는 단지 왕실에서의 기호품으로만 그치지 않고 중앙의 관료, 서울의 양반, 지방의 양반으로 점차 확대되어 일반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러시아를 통해서 커피가 들어온 것과 함께 일본을 통해 들어온 경로도 중요한 전파 경로입니다. 을사조약 이후 넘어온 일본인들은 그들의 양식 찻집인 깃사텐(찻집을 뜻하는 일본어)을 서울 명동에 차려놓고 커피를 팔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커피의 발전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명동, 종로 등지에 근대적 의미의 다방 문을 열기 시작했는데, 초기에는 주로 일본인이 주 고객이었으나 점차 그 시대의 지식인들과 문학가, 작가, 예술가들이 폭넓게 드나들었습니다고 합니다. 1940년대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언 무렵엔 커피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대부분의 다방이 문을 닫았습니다. 이미 커피 애호가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고구마나 백합 뿌리, 대두 등을 볶아 사카린을 첨가하여 만든 음료를 마시며 커피의 금단현상을 달래곤 했다고 합니다. 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군의 주둔이 시작되면서 군용식량에 포함되어 있던 인스턴트커피는 우리나라 커피 문화 발전의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커피의 대중화
인스턴트커피의 대중화를 가져오게 된 또 하나의 계기는 다방(茶房)의 급격한 증가였습니다. 과거 일제 강점기의 지식인 계층이 주로 출입하며 정치와 사회를 논하던 장소에서 일반시민, 대학생 등의 주요 약속장소가 되었고 제공되는 커피는 대부분 미군 부대에서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그 후 커피의 합법적인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외화 낭비를 막기 위하여 우리나라 자체의 인스턴트커피에 대한 생산을 허가하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초 동서식품은 미국회사와 손을 잡고 맥스웰 하우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커피를 생산하였으며 1970년대 후반까지 한국 커피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며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 후 1976년 커피믹스의 개발, 자판기의 등장 등은 한국사회에서 커피의 폭발적인 대중화를 이끌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대중의 취향이 1980년대부터는 점차 고급화를 추구하게 되었으며 동서식품은 고급 인스턴트커피인 맥심을 개발하였고 카페인을 제거한 디카페인 인스턴트커피인 상카를 제조하여 판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원두커피 전문점이 등장하였는데, 압구정동의 '쟈뎅 (Jardin)'이 시초였다. 그 후 '도토루', '미스터커피' 등 카페 형태의 커피전문점이 다방을 대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도 두산그룹과 합작한 네슬레의 등장으로 맥심커피와 초이스커피로 크게 양분화되었으며, 특정의 커 피 애호가들은 인스턴트 커피에서 원두커피로 선호도가 옮겨가게 되면서 원두의 품질이 중요한 커피 소비의 기준이 되었고, 스타벅스의 출현을 계기로 커피 전문점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1999년 (주)스타벅스가 국내에 진출하여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연 것을 기점으로 국내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의 시장 규모는 약 6,000억 원대로 확대되었으며, 현재 각종 프랜차이즈(franchise) 가맹점에 키오스크(KIOSK) 복합점까지 약 5,000곳 이상이 성업 중입니다. 스타벅스, 커피빈과 같은 외국계와 파스쿠치, 엔제리너스, 할리스, 이디야 등의 국내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커피의 현대화
2010년 이후의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이미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커피믹스는 1조 1,000억 원, 커피전문점은 6,000억 원 규모이고 나머지는 원두커피 완제품과 기계 및 원부자재 시장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 국내 커피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의 원두커피에 대한 안목도 매우 높아져 고급 원두커피를 찾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국내 커피업체의 고급화, 프리미엄화 뿐 아니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커피 브랜드도 국내 커피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새로운 현상은 간편하게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캡슐커피 머신의 등장입니다. 스위스의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 자회사인 네스프레소는 2007년 캡슐커피와 커피머신 제품을 국내에 도입한 후 매년 매출이 약 45%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고 합니다. 2009년 말 이탈리아 캡슐 커피전문점으로 시장에 진출한 '카페 이탈리코'도 있으며, 현재 국내의 네스프레소 시장은 빠르게 확산 중입니다.
커피에 대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도 커피 발전의 산물입니다. 방송과 신문 등 언론 매체를 통한 커피의 효능이 소개되면서 커피믹스 제품 중에서 도 커피만으로 이루어진 블랙커피믹스 등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현재는 컴포즈 커피, 메가 커피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의 입맛 또한 까다로워져 살아남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믹스커피 시장도 다각화되었는데, 기존의 인스턴트커피에서 즉석 아메리카노 느낌의 블랙커피믹스도 대중화되었습니다. 흔히 카누라고 불리는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죠. 소비자들의 입맛이 계속 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한국의 커피 시장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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