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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타 드립

  독일의 메리타 벤츠 여사가 만든 드립퍼인 메리타는 드립퍼 아래쪽에 구멍이 하나 있습니다. 천으로 커피를 내리던 불편함을 편리함으로 대체시킨 것이 바로 드립퍼와 페이퍼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일일이 공을 들여 씻을 필요도 없고 융처럼 물에 담가 둘 필요도 없다. 페이퍼 필터를 끼워 쓰고 다 쓴 후 새것으로 대체하면 그만입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많이 쓰는 방법으로 중·강배전된 커피를 중간보다 약간 가늘게 분쇄하여 쓰면 좋습니다. 구멍이 세 개인 카리타와 달리 메리타는 물빠짐이 느립니다. 그 만큼 농도 있는 커피를 만들기 좋습니다. 대신 물을 부을 때 메리타의 구멍으로 물이 순조롭게 빠질 수 있도록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물길을 가늘게 하여 천천히 드립하면 카리타보다 알맹이 있는 감칠맛 나는 커피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처음에 커피에 물이 골고루 적셔질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물을 부어 뜸을 들입니다. 신선 한 커피는 빵처럼 부풀어 오르며 가운데 쪽으로만 물길을 주어도 옆으로 저절로 퍼져 나갑니다. 이때 물의 양은 커피가 물을 전체적으로 머금고 한 두 방울 똑똑 떨어질 정도가 알맞습니다. 물줄기를 가늠하여 본인이 부어주는 물줄기의 양에서 몇 초 정도 물을 부었는지를 초시계나 마음속으로 재는 것이 늘 변함없는 뜸들이기를 하는 방법이 됩니다. 신선한 커피라도 분쇄가 된 커피를 구입한 경우에는 가스가 그만큼 빠져 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추출하기 직전에 분쇄하는 것만큼 충분히 부풀지 못합니다. 이 경우에는 애써 커피의 가운데 부분부터 천천히 바깥쪽으로 골고루 물을 부을 필요가 있습니다.

  메리타이건 카리타이건 몇 번을 어떻게 돌리느냐 하는 문제는 얼마나 적절히 커피의 성분을 과다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뽑아내느냐 하는 데 있습니다. 불쾌한 쓴맛이 나 텁텁한 맛을 억제하고 커피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관건인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물빠짐이 느린 메리타는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이 천천히 빠지기 때문에 붓는 물의 양과 내려가는 커피의 속도를 맞추기가 그만 큼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아주 가는 물줄기로 천천히 몇 번에 나누어 물을 주고 또 원을 그리듯 물을 한번 돌려주고 쉬고 또 돌려주고 쉬고를 원하는 커피의 양이 될 때까지 반복합니다. 그리고 또 방울방울 떨어뜨려 최대한 느리게 추출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한편 편하고 부드러운 감칠맛을 원할 경우에도 메리타 드립이 좋습니다. 뜸을 잘 들 인 후 원하는 커피의 양이 될 때까지 점차적으로 커피의 수위를 높여가며 끊지 않고 한 번에 물을 골고루 붓습니다. 이때에는 드립퍼를 지나치게 작은 사이즈를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원하는 커피의 양이 추출되면 재빨리 드립퍼를 서버에서 떼어내어 거품에 남아 있는 잡미가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이렇게 드립한 커피는 부드럽고 근사한 마일드 커피가 됩니다.

 

  물줄기는 추구하는 맛에 따라 다릅니다. 가볍고 편안한 커피를 묽게 마시고 싶다면 물줄기를 굵게 하여 빠르게 내려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진한 한 잔의 커피를 원합니다면 물줄기를 가늘게 하여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내려주어야 합니다. 원하는 맛의 정도를 미리 정한 다음 커피의 추출 속도와 시간을 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게 물줄기의 굵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물을 줄 때 주전자 입구와 커피에 닿는 부분과의 높이는 물줄기의 굵기에 달려 있습니다. 주전자를 잡지 않는 손의 검지를 이용해 물줄기의 아래위로 가늠해 봅니다. 이때 가장 가볍게 혹은 느낌이 없이 닿아질 때가 커피에 충격이 가장 적은 높이입니다. 커피를 추출하고 난 뒤 커피가 밑으로 푹 꺼지지 않고 평평하게 남아 있는 것 은 그만큼 커피에 물이 충격을 주지 않고 닿았다는 증거입니다. 이를 두고 커피에 물을 얹어 준다고 표현합니다. 자잘하고 균일한 거품이 커피의 가운데 부분에 남아 있으면 좋습니다. 굵은 거품이 나오는 경우 커피에 닿는 물의 온도가 너무 높았다는 뜻이므로 그 경우 커피의 쓴맛이 강조되기가 쉽습니다.

© nadiavalko, 출처 Unsplash

고노 드립

  고노는 아래쪽으로 큰 구멍이 있으며 아래에 있는 꼭짓점까지 그 어디에서 선을 그어도 그 지점이 같은 원추형입니다. 드립퍼도 메리타나 카리타와 달리 원추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고노는 드립시 드립퍼가 둥글기 때문에 원을 일정하게 그리며 추출하기에 좋습니다. 커피의 맛에 있어서는 메리타나 카리타보다 훨씬 알맹이 있고 진한 커피가 추출됩니다. 융에 가장 가까운 드립퍼라 할 수 있습니다. 카리타나 메리타보다 진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반면 추출되는 속도도 빠릅니다. 고노로 드립한 커피는 처음에는 쉽게 목구멍으로 들어가고 가운데 알맹이가 있다가 목안으로 들어갈 때는 편하게 넘어가면서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

 

  고노의 드립 방법은 뜸을 들인 후 중간 굵기보다 곱게 갈아진 커피를 가는 물줄기로 내립니다. 천천히 중앙에서부터 물을 부으면 물빠짐이 카리타보다도 좋기 때문에 쉬지 않고 원하는 양이 될 때까지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론 물줄기가 굵을 경우에는 물빠짐의 속도에 따라 물을 주고 쉬었다가 수평이 되면 또 가늘게 가운데서부터 반복합니다. 마지막 물줄기에는 커피의 수위를 올려 거품에 잡미를 잡아두게 한 후 드립퍼를 서버에서 분리시킨다. 아주 진하고 농밀한 커피를 내릴 경우에는 점적으로 50초~1분간 충분히 뜸을 들인 후 천천히 가운데서부터 물줄기를 주어 추출하면 됩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메리타 그리고 고노 드립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메리타의 경우 물빠짐이 느리지만 그만큼 농도 깊은 커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물빠짐이 느린 만큼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부드러우면서 동시 감칠맛을 원한다면 메리타를 추천드립니다. 고노는 메리타와 달리 물이 빨리 빠집니다. 그러나 오히려 더 진합니다. 그런 장점을 원한다면 고노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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