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의학적 역사에 대하여 1편
서론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커피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카페인입니다. 바로 각성 효과로 잠을 깰 뿐만 아니라, 약간의 정신력도 살아납니다. 물론 본인은 마셔도 잠을 아주 잘자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오늘부터는 커피의 의학적인 효능에 대해 포스팅 해보려합니다. 커피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학적 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그전에 의학적 역사부터 접근하겠습니다.
커피의 의학적 역사
커피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누구도 커피의 정착 단계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원전 1500년경 고대 이집트 문명의 파피루스에 700여 종류의 약이 사용되었던 기록이 있지만 커피와 관련된 기술은 없었습니다. 또 다른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의 점토 문자에 약 500여 종류의 식물에 관한 기록이 있지만 커피나무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그리고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의 시대인 기원전 400년경에 400여 종의 약을 사용하였음에도 커피에 대한 어떤 기록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 후 서기 100년경에 중국에서 그때까지 약용식물을 사용하여 전통적으로 치료한 방법을 정리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도 커피나무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커피는 그 한참 뒤에 사용된 것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커피가 인류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한 것 은 지금으로부터 1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처음에는 에티오피아의 농부들이 커피나무의 열매인 coffee cherry를 묽게 끓여서 죽처럼 먹거나 위장약으로 복용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커피콩을 볶아서 오늘날의 커피처럼 마시게 된 것입니다. 커피의 이름은 에티오피아의 옛 이름인 아비시니아의 Keffa 지방에서 유래되었으며, 에티오피아에서 6세기경의 커피콩이 발견되었습니다.
커피에 기원에 대한 10여 가지의 전설 중에 건강과 관련된 칼디 Kaldi의 전설은 어느 정도 사실성이 담겨 있습니다. 칼디의 이야기는 천일야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오래된 전설입니다. 9세기에 에티오피아의 목동 칼디는 자신이 몰고 있던 염소가 그 지역에 많이 자라고 있던 나무의 작고 빨간 야생 커피 열매를 먹고 곧장 원기가 왕성해져서 마치 춤을 추는 동작을 하는 것을 보고 수도승에게 이야기했고, 처음에 수도승들이 나쁜 열매라고 생각해서 그 열매를 피워놓은 불에 던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열매가 타면서 말할 수 없이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그 열매를 먹어 보니 곧 기운이 샘솟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후 커피는 종교의식과 긴 기도 시간 동안 졸음을 견디도록 하는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그 열매를 볶은 후 곱게 갈아서 뜨거운 물에 타면 열매나 씨를 그냥 그대로 씹어 먹는 것보다 맛도 좋고 흥분 효과도 큰 것을 알아냈습니다.
커피의 유래에 대해 이슬람교도들에게 전해져 온 또 다른 전설이 있습니다. 13세기경의 이야기로 1558년 아브달 가딜이 지은 『커피 유래서: 커피의 정당성에 관한 결백』에 소개되었습니다. 예멘의 승려 오마르가 모카 왕비의 병을 고치기 위하여 기도를 하다가 왕비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모카의 왕이 오마르를 추방시켰습니다. 오마르가 먹을 것을 찾아 산속을 헤맬 때 새가 쪼아 먹던 빨간 열매를 발견하였습니다. 그는 그 열매를 따서 끓이는 중에 아주 좋은 향기가 났고, 그 물을 먹고 피로가 사라지고 몸에 활력이 도는 것을 느끼게 되어, 그 열매를 달인 물로 많은 병자를 치료하였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감동한 모카의 왕이 오마르의 공로를 인정하여 죄를 용서하고 성자로까지 추대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커피에 대한 가장 오래된 문헌은 페르시아에서 당시 의과대학생의 교과서에 해당하는 의학집성입니다. 이 책에 아라비아의 의학자 라제스가 “예로부터 아프리카에 자생하던 나무인 분 Bunn의 씨앗을 갈아서 끓여 만든 보릿짚 색깔의 황갈색 액체 Buncam가 위장에 뛰어난 효능이 있습니다.”고 기술하였습니다. 그 후에 역시 페르시아의 의사이자 철학자인 아비센나가 커피의 약리학적 효능과 함께 구체적인 음용 방법을 기록하였습니다.
13세기에 들어서는 커피가 원기를 회복하는 강장제로 알려지게 되었고, 14세기에 최초로 상업적인 목적으로 아라비아에서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이슬람 세계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의 사람들은 이 새로운 음료를 무척 사랑하기까지 했으며, 당시 터키의 법령에 한 집안 의 가장이 커피를 가족용 주전자인 게츠베 혹은 이브릭에 가득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아내가 이혼을 요구해도 허락합니다.”고 기록되어 있어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이브릭에 커피를 달이는 방식은 18세기까지 많이 활용되었으며, 현재에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터키에서 커피의 정통주의자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 커피가 전파된 이집트에서는 비교적 은밀하게 커피를 마셨지만, 커피는 그들에게 더운 낮 동안 몸을 차갑게 해주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시키며, 추운 밤 시간에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온기를 증진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과 마찬가지로 두통의 완화에도 매 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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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피의 출현에 대해 처음에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적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독성이 있는 음료라 생각하였고, 코란에 위배되는 것으로 생각하여 커피를 금지시키고자 했습니다. 커피에 대한 터키 사람들의 간절한 사랑도 국법에 의해 금지된 시기가 있었는데, 오스만 제국의 술탄 가운데 가장 악독했던 군주로 전해지는 무라드 4세 때였습니다. 사복을 입고 시내를 돌아보던 무라드 4세가 카페에서 물 담배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는 이들이 정부를 비난하는 것으로 여겨 커피와 물 담배를 금지시켰던 것입니다. 당시 물 담배와 커피를 단 한 모금이라도 넘겼다 싶으면 무조건 목을 잘랐는데, 그 수가 무려 10만에 달한 것으로 전해지니, 당시의 터키인들이 얼마나 커피를 사랑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마무리
이렇듯 지금은 사랑받는 커피가 한때는 독성이 있는 음료라 간주되어 죄악시 되어온 때가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법으로 금지시킨 때가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추측이 됩니다. 우선 이번 편으로 의학적 역사 1편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