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타 드립이란 무엇인가?
카리타는 밑으로 구멍이 세 개 있는 일본에서 만든 드립퍼입니다. 구멍이 세 개 있습니다보니 구멍이 한 개인 메리타보다 물 빠짐이 훨씬 용이합니다. 커피가 드립퍼에 머물렀다 떨어지는 관계로 바로 떨어지는 고노나 융에 비해 커피의 맛이 보다 편안하고, 밋밋합니다. 머신으로 익숙한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알맹이나 덩어리가 있는 커피보다 카리타로 내린 커피가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에티오피아나 인디아 몬순 커피와 같이 구수한 맛을 표현해낼 수 있는 커피들은 그 알맹이를 강조함으로써 무거운 느낌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편안하고 부드러운 측면을 강조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구멍이 세 개라 막힐 염려가 없으므로 초보자들도 쉽게 맛있는 커피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카리타는 120~150ml 한 잔의 커피를 뽑는 경우 얇은 물줄기로 뜸을 들인 후 3~4차례에 걸쳐 커피를 드립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카리타가 지닌 물빠짐의 용이성 때문에 아주 천천히 물길을 주지 않아도 좋기 때문입니다.
커피에 물을 주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흔히 쓰는 방법으로는 가운데서부터 밖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물을 주입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물길이 간 길을 따라 아주 천천히 촘촘하게 물을 줄 수도 있으며, 가지 않았던 길을 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길이 닿은 곳은 밑으로 살짝 꺼지면서 하얗게 길이 생기는 반면 닿지 않은 곳은 브라운색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그 다음에는 이 브라운색 부분, 즉 이전에 가지 않았던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골고루 물을 주는 결과를 줄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칙은 커피에 골고루 물을 얹어줌으로써 커피의 맛있는 성분만을 골라 뽑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전까지는 커피가 필터와 닿아 있는 부분까지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드립퍼 표면으로 물길이 생겨 그쪽으로만 물이 내려가 묽은 커피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습니다. 바깥 끝 쪽으로까지 물길을 주지 않아도 드립퍼의 아래쪽은 윗부분보다 사이즈가 작으므로 충분히 골고루 적셔질 뿐만 아니라 위에서 주입된 물은 아래쪽 부분에서 충분히 돌아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골고루 커피를 적신다는 측면에서 보면 또 다른 방식의 드립법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하나는 일종의 꽃드립이라 불리는 것으로 꽃 모양으로 물을 붓는 것입니다. 이때에도 물론 커피에 골고루 물을 적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원하는 추출양이 뽑아진 경우에는 바로 드립퍼를 컵이나 서버에서 옮겨 커피가 붉어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합니다. 중간 정도 분쇄된 커피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어떤 로스팅 정도의 커피도 소화가 가능합니다.
© kvncnls, 출처 Unsplash
카리타 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법을 상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1. 서버를 데우고 드립퍼를 세팅합니다. 플라스틱 드립퍼의 경우 온도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으므로 보온할 필요가 없으나, 세라믹 도기의 경우에는 차가우므로 반드시 뜨거운 물로 보온한 후 사용합니다. 보온되지 않은 드립퍼를 사용할 경우 커피의 맛이 변형될 우려가 있습니다.
2. 드립퍼에 페이퍼를 접어 끼웁니다.
3. 원두를 계량하여 넣습니다. 계량스푼이나 저울을 이용하여 정확한 양의 커피를 사용하도록 합니다. 1인분 150ml를 추출할 경우 중배전의 경우 12~15g의 커피를 사용합니다. 계량할 스푼이나 저울이 없을 경우 밥 스푼으로 수북히 뜨면 약 6g 정도의 커피가 됩니다. 따라서 두 스푼 정도의 커피를 넣으면 대략 적당합니다.
4. 원두 표면을 고르게 하여 원두 가루가 한 곳에 모이지 않도록 합니다. 필터의 수평이 고르게 되어야 균일한 양의 물이 지나가게 됩니다. 이때 원두를 아래로 다 져서 빽빽하게 하면 물길이 지나가기 어렵다. 따라서 양옆으로 흔들어 다져지지 않고 표면이 평평하도록 주의합니다.
5. 최초의 물을 붓습니다. 이때 물은 정수된 물을 한 번 끓였습니다. 식혀 사용하고 물의 온도는 커피의 로스팅 정도와 맛에 따라 83~92℃ 에 맞춥니다. 모기향 모양으로 중심에서부터 천천히 소량의 물을 붓습니다. 처음 물을 한꺼번에 부으면 너무 빨리 커피를 통과하여 커피의 맛과 향을 충분히 추출할 수 없습니다. 물은 원두 가루 면에 수직으로 떨어지도록 합니다. 물이 수직으로 떨어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야는 주전자의 끝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뜸을 들이면 잠시 후 물이 전체에 침투하여 가루가 부풀어 오릅니다. 팽창이 끝날 때까지 다음의 주입을 하지 않습니다. 이때 뜸 들이는 시간은 약 20~30초 정도입니다. 뜸을 들이는 최대의 목적은 물이 지나가는 길을 가루 전체에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물이 충분히 스며들면 가루 입자는 팽창하여 열린 상태가 되며 가루의 내부까지 물이 지나가는 동시에 예열됩니다. 뜸 들이는 상태에서는 가루에 최소량의 물이 접하고 있으므로 각 성분의 높은 추출액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강한 쓴맛과 감칠맛을 원한다면 뜸 들이는 시간을 충분히 길게 잡는 것도 한 가지 방법 입니다. 뜸 들일 때의 최대 포인트는 가루 위에 물을 얹는 기분으로 주입하는 것입니다.
6. 두 번째 물을 붓습니다. 충분히 뜸을 들인 후 두 번째 물을 붓습니다. 커피가 찐빵처럼 부풀어 터지기 직전에 두 번째 물을 부어야 합니다. 물을 커피에 얹어 주었을 때 지나치게 굵은 거품이 생긴다면 물의 온도가 커피에 비해 높음을 의미합니다. 반면 물의 온도가 낮을 경우에는 물이 커피에 스며들지 않고 커피 위를 겉돌게 됩니다. 따라서 물의 온도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커피에 최적의 상태를 주도록 합니다. 너무 바깥쪽까지 물을 붓지 말고 커피가 추출되어 내려가는 속도와 물을 주는 속도를 최대한 맞추도록 물줄기의 굵기를 조절합니다. 일반적으로 물줄기는 2~3mm 정도가 적당합니다. 중심에서는 천천히, 바깥쪽으로 갈수록 빠르게 추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주는 높이가 지나치게 높으면 커피가 물줄기에 튀고 파여서 푹 꺼져 버리므로 가장 편안하게 닿을 수 있는 높이를 가늠하여 물을 주입합니다. 두 번째 물 붓기에서는 실제로 맛있는 커피 성분이 추출되는 단계이므로 물줄기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50ml 정도 추출되면 물 붓기를 일단 중지합니다.
7. 세 번째 물을 붓습니다. 드립퍼 속의 물이 다 떨어지기 전에 원두 표면의 중심 부분이 수평이 되면 세 번째 주입을 시작합니다. 이때 추출된 커피의 양이 전체의 2/3를 보충하는 것입니다.
8. 네 번째 물을 붓습니다. 이 작업은 최종 작업으로 서버의 눈금을 확인하면서 주입하고 정량이 되면 드립퍼 속의 물이 있어도 바로 드립퍼를 제거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추출에서 원하는 맛있는 성분이 대부분 추출되었으며 네 번째 물 붓기는 원하는 양을 맞추는 작업입니다. 커피가 사람의 입에 들어갈 때 가장 적합한 온도는 65~70°C 정도입니다. 아래쪽의 진한 농도와 윗부분의 연한 커피가 잘 섞이도록 골고루 저어 준 다음, 위에 떠 있는 거품을 제기하고 커피의 맛과 온도를 확인한 후 서빙합니다.
끝으로
저번 융드립에 이어 카리타 드립에 대해 설명드렸습니다. 카리나 드립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커피가 드립퍼에 머물렀다 떨어지기 때문에 융드립에 비해 맛이 밋밋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머신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에게는 알맹이가 없는 카리타 드립커피가 더 잘 맞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물이 잘빠져 내리기 편한 카리타 드립을 추천드립니다.